입대하고 나면 피해갈 수 없는 관문이 하나 있죠. 바로 유격훈련입니다. 2026년 기준으로도 육군 대부분의 부대가 매년 한 차례, 보통 혹서기 직전인 5~7월이나 가을에 유격을 돌립니다.
막상 가보면 소문만큼 죽을 정도는 아닌데, 아무 정보 없이 들어가면 몸이 두 배로 고생해요. 일정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악명 높은 PT체조 8번이 뭔지, 뭘 챙겨가야 하는지만 알아도 체감 난이도가 확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 유격 일정부터 PT체조, 준비물, 조교 눈에 안 띄는 요령까지 한 번에 정리합니다.
유격훈련 일정 — 보통 이렇게 흘러갑니다
기간은 부대마다 달라서 짧으면 3박 4일, 길면 5박 6일까지 갑니다. 주둔지에서 하는 부대도 있고, 유격장이 있는 훈련장까지 행군으로 입소하는 부대도 있어요.
| 구분 | 주요 내용 |
|---|---|
| 입소일 | 이동(행군 또는 차량), 편성, 안전교육 |
| 중반 1~2일 | 유격체조(PT), 기초 장애물, 참호격투 등 |
| 중반 2~3일 | 산악 장애물, 레펠(하강), 도하 훈련 |
| 퇴소일 | 복귀 행군 — 보통 이날이 제일 힘듭니다 |
세부 순서나 과목은 유격장 여건과 시기에 따라 계속 바뀌니, 위 표는 큰 흐름 정도로만 참고하세요. 확실한 건 하나입니다. 첫날보다 마지막 날 복귀 행군이 진짜라는 것.
1) 입소일 — 체력을 아끼는 날
유격훈련 첫날의 핵심은 체력 아끼기입니다. 행군으로 입소하는 부대라면 이날부터 발 관리가 시작된다고 보면 돼요. 도착하면 숙영지 배정, 조 편성, 안전교육이 이어지는데, 훈련 강도 자체는 낮은 날입니다.
이날 저녁에 해둘 일이 하나 있습니다. 다음 날 입을 전투복과 양말, 물통을 미리 세팅해 두는 것. 유격 기간에는 아침 준비 시간이 짧아서, 전날 밤에 정리해 둔 사람과 아닌 사람의 아침 여유가 완전히 다릅니다.
2) 본훈련 구간 — 체조로 시작해 장애물로 끝나는 사이클
본훈련은 보통 오전 유격체조로 문을 엽니다. 몸이 덜 풀린 상태에서 바로 장애물로 가면 부상 위험이 크기 때문에, 체조가 준비운동 겸 군기 잡기 역할을 해요.
이후에는 기초 장애물, 산악 장애물, 하강, 도하 같은 과목이 조별로 돌아갑니다. 대기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서, 이때 물을 나눠 마시고 전투화 끈을 다시 묶어두는 인원이 결국 오후를 편하게 보냅니다.
3) 퇴소일 — 복귀 행군까지가 유격훈련입니다
며칠간 쌓인 피로에 군장 무게까지 더해지는 날이라, 거리 자체보다 컨디션 싸움입니다. 훈련 내내 발과 무릎을 아껴 쓴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가 이날 다 드러나요.
출발 전에 발 상태를 반드시 점검하세요. 물집이 잡혔다면 무리해서 터뜨리기보다 밴드와 테이프로 눌러 고정하는 쪽이 안전하고, 통증이 심하면 출발 전에 의무 인원에게 미리 말해두는 게 낫습니다.
유격 PT체조 — 8번 온몸비틀기가 악명 높은 이유
유격의 상징은 뭐니 뭐니 해도 유격체조, 흔히 말하는 PT체조입니다. 번호와 동작 구성은 부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8번 온몸비틀기는 어딜 가나 빠지지 않아요. 누워서 팔다리를 든 채 몸통을 좌우로 비트는 동작인데, 몇 회만 반복해도 복근과 허리가 타들어갑니다.
1) 번호 대신 “유격!” — 한 명만 틀려도 처음부터
그런데 동작 자체보다 무서운 건 규칙입니다. 마지막 반복에서는 번호 대신 “유격!”을 외쳐야 하는데, 한 명이라도 번호를 외치면 그 세트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요. 그래서 유격 PT는 체력 훈련이자 단체 집중력 훈련입니다.
이 규칙 때문에 후반으로 갈수록 다들 입 모양까지 신경 씁니다. 지칠수록 습관적으로 번호가 튀어나오기 쉬운데, 마지막 회차 직전에 조교가 일부러 템포를 흔드는 경우도 있어요. 마지막 한 번은 “유격”이라고 속으로 미리 되뇌는 게 요령입니다.
2) 목소리가 절반 — 조교에게 지적 안 당하는 법
요령이 하나 있다면, 목소리는 무조건 크게 내는 겁니다. 동작이 조금 흐트러져도 악을 쓰는 인원은 조교가 잘 안 잡아요. 반대로 동작이 정확해도 입을 다물고 있으면 바로 지적 대상이 됩니다.
한 가지 더, 동작 사이 대기 자세에서 흐트러지는 순간이 제일 잘 잡힙니다. 힘든 티를 내며 허리를 짚거나 고개를 떨구면 바로 호명돼요. 어차피 쉬는 시간은 짧으니, 그 몇 초만 자세를 유지하는 게 결과적으로 덜 힘든 길입니다.
유격훈련 레펠·장애물 코스, 겁먹을 필요 없는 이유
1) 하강(레펠) — 무서운 건 처음 한 걸음뿐
막상 가장 걱정하는 건 하강(레펠)인데, 실제로는 안전 확보가 겹겹이 되어 있어서 사고 위험보다 심리적 공포가 전부입니다. 조교 통제에 따라 자세만 유지하면 체중은 로프가 다 받아줘요.
요령은 세 가지입니다. 시선은 발끝이 아니라 정면에 두고, 무릎은 살짝 굽히고, 조교의 구령에 동작을 맞추는 것. 첫 발을 떼는 순간이 공포의 정점이고, 대부분 두 번째 하강부터는 재미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2) 산악 장애물 — 팔 힘이 아니라 다리와 순서
산악 장애물은 힘보다 요령입니다. 앞사람 동작을 잘 봐두고, 팔 힘으로 버티기보다 다리로 밀어 올라간다고 생각하면 체력 소모가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장갑 착용도 중요합니다. 로프 과목에서 맨손으로 버티다 손바닥이 까지면 남은 일정 내내 고생해요. 대기하는 동안 앞 조가 어디서 실수하는지 봐두면, 내 차례에 절반은 먹고 들어갑니다.
유격 준비물 체크리스트
지급 품목 외에 개인적으로 챙겨서 후회 없는 것들만 추렸습니다. 반입 가능 품목은 부대마다 다르니 선임이나 간부에게 미리 확인하세요.
- 양말 여유분 — 하루 두 켤레 기준. 젖은 양말이 물집의 주범입니다
- 물집 대비 밴드·종이테이프 — 뒤꿈치와 새끼발가락에 미리 붙여두면 예방 효과가 큽니다
- 바셀린 또는 스포츠용 크림 — 사타구니·겨드랑이 쓸림 방지
- 무릎·발목 테이핑 테이프 — 산악 코스와 복귀 행군에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 선크림·립밤 — 하루 종일 야외라 생각보다 많이 탑니다
- 지퍼백 — 전자기기 반입이 안 되는 대신 세면도구·양말 방수용으로 유용
여기에 물티슈 큰 팩 하나를 더하면 유격장 생활의 질이 달라집니다. 세면 여건이 나쁜 유격장에서는 물티슈가 샤워를 대신하는 날도 있거든요. 젖은 양말과 마른 양말을 지퍼백으로 분리해 두는 것도 잊지 마세요.
유격훈련 체감 난이도를 낮추는 꿀팁 4가지
첫째, 밥은 무조건 다 먹으세요. 입맛이 없어도 억지로 먹어야 다음 날 버팁니다. 유격 기간에는 평소보다 열량 소모가 훨씬 크기 때문에, 식사를 거른 인원부터 무너져요.
둘째, 물은 목마르기 전에 마시는 겁니다. 갈증을 느낀 시점이면 이미 늦었다고 보면 돼요. 쉬는 시간마다 조금씩 나눠 마시는 습관이 온열손상 예방의 기본입니다.
셋째, 발 관리는 매일 저녁 루틴으로. 취침 전에 발을 씻고 완전히 말린 뒤 마른 양말로 갈아 신으세요. 이 한 가지만 지켜도 복귀 행군 때 걷는 사람과 절뚝이는 사람이 갈립니다.
넷째, 아프면 참지 말고 의무대에 말하세요. 유격에서 버티다 악화된 발목·무릎 부상은 복귀 후 몇 주짜리 고생이 됩니다. 훈련 열외가 눈치 보여도, 부상 악화보다는 낫습니다.
유격훈련 자주 묻는 질문
유격훈련은 언제, 얼마나 자주 받나요?
육군 기준으로 유격훈련은 보통 1년에 한 차례 받는 부대가 많고, 시기는 5~7월이나 가을에 몰리는 편입니다. 다만 부대 임무와 훈련 일정에 따라 달라서, 같은 사단 안에서도 대대별로 시기가 다를 수 있어요.
입대 시기에 따라 군 생활 중 한 번만 받고 전역하는 경우도 있고, 두 번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건 순전히 일정 운이라, 미리 스트레스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체력이 약한데 완주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완주하는 인원이 대부분입니다. 유격은 개인 기록 경쟁이 아니라 조 단위로 움직이는 훈련이라, 페이스가 극단적으로 빠르지 않아요. 못 하는 사람 기준으로 통제되는 구간도 많습니다.
다만 PT체조를 버티는 근지구력은 미리 만들어두면 확실히 편합니다. 입소 몇 주 전부터 팔굽혀펴기, 스쿼트, 코어 운동을 조금씩 해두는 것만으로 체감이 다릅니다.
유격 기간에 씻거나 빨래할 수 있나요?
유격장 여건에 따라 다릅니다. 샤워 시설이 있는 곳도 있지만, 간이 세면만 가능한 곳도 많아요. 그래서 물티슈와 여분 양말이 준비물에서 빠지지 않는 겁니다.
세탁은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속옷과 양말을 일수만큼 챙기는 게 마음 편합니다. 젖은 것과 마른 것을 분리 보관하면 냄새와 습기 관리가 훨씬 쉬워요.
아프거나 다치면 훈련에서 빠질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훈련장에는 의무 인원이 함께 움직이고, 상태가 심하면 과목 열외나 후송 조치가 이뤄집니다. 안전 통제가 가장 엄격한 훈련 중 하나가 유격이에요.
중요한 건 초기에 말하는 겁니다. 발목을 접질렀는데 참고 산악 코스를 돌면 복귀 후 몇 주짜리 부상이 됩니다. 열외가 눈치 보인다는 이유로 숨기는 게 제일 나쁜 선택이에요.
유격훈련 중에 휴대폰은 쓸 수 있나요?
대부분 훈련 기간에는 휴대폰 사용이 제한됩니다. 부대 방침에 따라 입소 전에 반납하거나 통제된 시간에만 확인하는 식이라, 가족이나 지인에게 며칠 연락이 뜸할 수 있다고 미리 알려두는 게 좋아요.
훈련 중에는 시간 확인할 물건도 마땅치 않으니, 조교 통제에 맞춰 움직이면 됩니다. 대신 퇴소 후 첫 개인정비 시간의 만족감은 확실히 큽니다.
정리하며
유격은 결국 일주일 남짓한 체력전이고, 아는 만큼 덜 고생하는 훈련입니다. 일정의 큰 흐름을 머리에 넣고, 양말과 테이프 같은 소모품을 넉넉히 챙기고, PT 때 목소리만 크게 내면 절반은 성공이에요.
그리고 유격의 마지막 관문은 언제나 복귀 행군입니다. 훈련 내내 발을 아껴 쓴 사람이 결국 웃으면서 부대로 돌아옵니다. 건강하게 다녀오세요.
유격훈련은 피할 수 없지만, 준비한 만큼 가벼워지는 훈련이기도 합니다. 실전 꿀팁을 딱 하나만 꼽자면, 매일 저녁 마른 양말로 갈아 신는 발 관리 루틴 — 이 하나가 마지막 날의 컨디션을 결정합니다.
유격 일주일을 버티는 건 결국 발입니다. 전투화 충격을 줄이는 깔창 기준을 따로 정리했어요.
→ 군대 깔창 추천 – 전투화 고통 줄여주는 선택 기준 3가지


